3.11 동북,관동 대지진


아침, 날씨는 좋았다.

이 날은 주말에 프리마켓에 나가 이것저것 출품해야하기 때문에

정리할것도 있었고, 필요한 물건들을 사러 나가야하기 때문에

평소엔 없는 스케쥴이  오전부터 저녁까지 일정이 가득했던 날이었다.


그 전날 꽤 피곤해 보였던 켄지는 평소보다 일찍 자전거를 타고 돌아왔다.

길에서 우연히 마주쳐 하이파이브를 하고 역으로 향했다.

바람도 따뜻하고 순조로웠다.

도큐한즈에서 구입할 물건도 있고해서 신주쿠 남쪽에 있는 다카시마야서점으로 갔다.

일본어 경어관련 책을 구입하려고 6층 어학관련부스로 들어설 무렵, 주변에 영화관련 서적들이

눈에 띄어 잠시 눈길을 주고 있을 때,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예전 동경에서 지진을 경험했을땐 시모타카이도 1층 맨션이 대부분이었다.

진도 3의 느낌은 지반이 흔들리고 '우웅 - ' 거리는 소리가 들려, 잠시 모든일을 멈추고

지진을 지켜보는 것이었고, 시간은 대략 십몇초였던 것같다. 이것은 정확히 잰것이 아니라

감으로 잰 시간이었기 때문에 개인차가 있을듯 싶다. 진도 4정도는 위험하다는 본능적인

느낌과 언제든지 바깥이나 현재 있는곳보다 안전한 곳으로 뛰쳐나갈 준비와 마음가짐이

되어있는 상태였다. 1층에서의 진도 3, 4는 나름 적응이 되었다고 생각이 된다.

또한 머물던 시모타카이도는 동경 서쪽에 있다보니 동쪽보다는 지반이 강하고 안전하다는

이야기에 지진이 와도 침착하고 대처하려고 했다.

몇 번 3층정도의 건물높이에서 진도 3를 경험한 적이 있었는데, 1층과는 느낌이 달랐다.

소방청에서 경험했던 진도 5와도 다른 느낌이다. 소방청에서의 체험은

지진이 온다라는 것과 이것이 체험이라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의 조우이기 때문에

심적으로 부담이 없지만, 3층에서의 갑작스런 진도 3은  이삼십초 정도였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낄정도의 압박감이 상당했었다.


내가 서있던 다카시마야서점 6층은 보통 6층과는 다른 빌딩 십삼사층과도 견줄만한 높이이다. (이것도 정확하지 않은 감으로...ㅡㅡ;;)








그런 높이에서 빌딩이 '우웅-'거리며 좌우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잠시 멈칫하며 '진도3정도이지만 건물의 높이때문에 더욱 흔들리는 것일꺼야...' 라며

자신을 진정시키는 사이에, 건물은 더욱 거세게 좌우로 흔들리기 시작하는데...

덜컥하고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


마치 거대한 생명체가 살아있는 듯했다. 왜 지브리애니메이션에서 보던 신격화된 자연들이

몸으로 이해가 갔다. 다카시마야빌딩이 분노(?)하고 있었다.


복도와 계단에서 울리는 소리는 바람과 함께 부스를 들이닥쳤고,

삐걱거리는 기계음과 함께 경보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엘레베이터는 좌우 비스듬히 기울어지기를 반복하면서 이태원 프리덤 춤을 추고 있었다.

대략 1~2분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옆에 있던 나는 기둥을 붙잡았다.

옆에 있던 중년의 남성분도 얼굴이 사색이 되어 나를 쳐다봤다.

생명의 위협이나 지진의 존재를 느끼기는 커녕,

아! 이제 나는 죽는구나. 라고 느꼈다.

옆에 있는 처음 본 흰머리가 희끗하고 은색 안경테를 쓰고 바버리코트를 멋지게 입으신 중년남성분과

생과사를 넘나드는 동료가 되었구나라고 느꼈다.

이제부터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어떻게 해야하나...

9.11다큐멘터리와, 영화 아마겟돈, 나는 전설이다, 2012, 등등 온갖 디스토피아의 화면들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그래도 마지막이라면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 연인과 함께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중년 남성분이라니... ㅠㅠ




그러던 중, 지진이 멈췄다. 이건 진도 3이나, 4의 레벨이 아니었다.

중년남성분께서도 동경에서 태어나 줄곧 살았지만 처음겪는 죽음의 공포였다고 한다.

서점직원들도 충격이 굉장했는지 잠시 허둥댔지만, 쓰러진 책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직원들과 함께 책을 정리하는 손님들이 있는가 반면, 옆에서 계시던 아저씨는 벌써

돌아가신것 같다. 특히 영어서적, 어학관련서적이 있는 층이라 그런지 외국인들이 꽤

많았는데 모두들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나는 재빨리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지만, 불통!

문자를 보내려고 해도 불통! 이었다. 이것저것 연결하려고 하는 도중,

트위터가 연결되어 트위터로 나는 괜찮다고 올렸다. 그리고



죽을뻔한 경험을 했지만 이제는 괜찮겠지라는 생각과 책을 다시 고르기 시작했다.

그 때 다시 조금 전과 같이 빌딩이 분노하시기 시작했다.

2차때는 더욱 거세고 길었다. 직원들이 방송으로 넓은 통로로 모이라고 지시했다.

아직까지 책을 사려는 손님들이 있었는데 모두 직원들의 지시로 카운터 앞에 모여

앉았다. 그 때 나는 구청에서 안내하는 지진시 대처해야할 메뉴얼을 조금 더 숙지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를 했지만 이미 늦은것 같았다.

오늘 일정이 중요한게 아니란걸 알았다. 지금 동경에서만 일어나는지 어디가 어떤 피해가 있는지는

전혀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두번째 지진이 멈추고 서점측은 방송을 통해 손님들을 비상계단을 통해

모두 안내하기 시작했다. 서점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원세그(DMB)를 시청하는 사람들 그리고 불통인

통화를 계속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겉으로 보면 다소 지진에 적응되어있고 침착해 보여서,

대단하다고 잘못 알았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사람들도 굉장히 긴장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신주쿠 남쪽은 이곳저곳 가게에서 쏟아져나온 사람들과, 회사원, 학생, 관광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건물들과 가게들은 셔터를 내리고 영업중지를 했고, 다만 마츠야나 요시노야같은 규돈집, 편의점은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근처 코방(파출소)에 가서 피난소가 어딘지 물어보니 신주쿠교엔을 알려주었다.



신주쿠교엔은 보통 관광으로, 휴식으로 가는 입장료가 필요한 곳이었지만

사람들의 발길은 모두 그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사진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ㅡㅡ;;)

때마침 아이폰 건전지 배터리가 빨간색이 되었다.

교엔안에는 벌써 많은 인파로 가득했고, 라디오를 켜고 뉴스를 듣는 사람들,

앞으로 어떻게 될지 의논하는 아주머니들,  가볍게 일본종말을 이야기하는 남고생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날씨는 또 급격하게 추워져 사람들이 실내로 들어갈만한 공간은 모두 앉을자리, 서있을 자리

도 부족했다. 




많은 눈, 비, 바람에도 정차하는 일본 전차인데 아마 왠만해선 전차운행은 안하겠지 라는

생각이 드니, 먹을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었다. 나는 점심도 제때 안먹었고

휴대폰충전도 필요했다.  교엔을 빠져나와 JR남쪽출구로 향하는 도중

요시노야에서 줄을 서서 규돈을 시켰다. 보통 요시노야,마츠야와 같은 규돈집엔

여성분들은 혼자 잘 들어가질 않는다. 들어간다면 친구들과 함께거나 테이크아웃정도일까

보통  남학생들이나 아저씨, 총각들이 식사하는 이미지가 가득한데 세련되고 규슈댁따님같은

여성분들이 혼자 규돈집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을 보니 신선했다. 

규돈을 먹으면서 그 곳에서 알바를 하고 계신 한국분이 긴장된 표정으로 계속 서빙을 하시는데

너무 안쓰러웠다.




나는 과연 쓰나미가 동경을 올것인가, 지진이 또 올것인가라는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길이 없으니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우선 하이비전이 보이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가는 도중 편의점에 들러 다행히 남아있는 오니기리,샌드위치,빵, 물을 두개씩 사서

가방에 넣었다. 고를 여유는 당연히 없었다. 사람들이 너나할것 없이 먹을 것들을 사는데

편의점 알바생들이 안쓰러웠다. 그들은 과연 뉴스를 알곤 있을까 하고 말이다.


거리는 넘치는 사람들로 줄을 서서 걸어가듯 움직여야 했고, 다들 원세그(DMB)나

휴대폰으로 정보수집에 여념이 없었다.


거리는 수많은 자동차들로 주차장이 되었고, 너도나도 안부를 묻는 전화를 거는 바램에

불안은 커져만 갔다.





남쪽출구 하이비전으로 가니 많은 사람들이 NHK방송을 보고 있었다.

신주쿠JR역이 사람이 평소에도 많다많다하지만 이렇게 많은 것은 처음이며,

주위에서 '무섭다', '어떻게 해야 되나'라며 이야기하며 하이비전을 보고 있었다.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고, 평소엔 누워서 쉬고 있을 홈리스분들도 모두 서서 긴장해있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앉아있거나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모두 하이비전의 생중계

방송에 집중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 츠나미 영상을 처음 봤다. 분명 츠나미도 분노하고 있었다.

생활터전인 마을과 논,밭들이 거대한 츠나미에게 삼켜졌고, 곳곳은 화재가 났다.

동북지방 센다이지역이었다.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아직까지도 내가 어떻게 될지 조차

모르겠다. 계속 신주쿠 주변을 돌아다니며 돌어갈 전차와 정보를 찾는것이 나을듯 싶었다.

오다큐,게이오,메트로를 가도 모두 운행중지이며, 트위터에선 날씨가 추워지니

몸을 피할 곳을 찾으라는 글이 올라왔다. 여기저기서 쉴곳을 찾지 못한 분들은

문화복장학원, 다카시마야 1층, 어느호텔로비등등 쉴수 있다며 올라왔다.







오다큐선의 운행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개찰구 앞에서 대기하고 있다.





남쪽출구,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있고 사라들이 지나갈수 있게 통로를 만들었다.





일단은 따뜻하고 앉아 쉴수 있는 공간이라면 누구든 앉아있다.






ATM부스 안, 건물 1층 대기실, 패스트푸드점, 건물계단등 모두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툼이나 분쟁은 없고, 모두들 침착한 상황에서 주변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인다.











특히나 게이오선 신주쿠역 개찰구엔 많은 사람들이 운집해 있어, 나뿐 아니라

모두들 이 광경들을 사진으로 찍었다.







개찰구 주변엔 화장실이 없는데, 용무가 급한 분들이 늘어나자 역무원이 지하 홈의 화장실을

개방하자 박수가 나왔다. 나는 왜 박수가 나왔는지 당시엔 몰랐다.








나도 화장실이 급해 홈으로 내려가 보니 홈또한 사람들이 앉아서 대기하고 있었다.







이 때는 추운 바람을 피해 앉을 수만 있다면 어느 공간이든 부럽지 않았다.








신주쿠 동쪽출구 랭킹랭킹앞에 표시된 피난장소가 신주쿠교엔으로 안내되있다.







알림, 지진의 영향으로 JR의 모든 전차가 오늘 운전을 중지합니다.

대단히 죄송합니다. 신주쿠역,



저녁 9시가 되서야 쓰나미도 오지 않고 큰(?) 지진도 오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어

걸어서 돌아가기로 했다. 큰 지진이라함은 진도5,6정도의 지진이며, 9시가 되기까지

진도3정도의 여진은 몇번이나 있었는지 잊어버릴정도로 많았다.

예전에 종종 신주쿠에서 산보삼아 시모타카이도 까지 걸어가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곤했는데

전차로 15분, 자전거로 30분정도, 걸어가면 3시간정도의 거리이다.

나야 걸어서 밤에 도착하는 거리이지만, 친구나 주변이야기를 들어보면 회사에서 자거나

신주쿠 주변에서 밤을 보내는 분이 많다고들 한다. 

엑소더스는 내가 집으로 향하기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시작과 끝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인파가 인도를 가득 메웠다.

평소엔 한산하고 인적이 드문 게이오선 라인의 고가도로밑을 따라 사람들이 줄지어

걸어가는 광경은 독특했다.







이 사진은 그래도 버스나 택스로는 이동할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가보다

택시를 기다리는 행렬이 엄청 길었다. 역시 사진은 발로 찍어 그런 느낌을 받기에 부족하다.








조금 더 나으려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중간 중간에 들른 편의점에서 라면이나 빵, 샌드위치,오니기리를

사려고 했는데 진열대가 깨끗하다.








진열대가 깨끗하다.







깨끗하다...







귀가행렬과 차량행렬








니시신주쿠쪽 나카노방면(북서쪽)과 사사츠카(서쪽,게이오선)방면으로 향하고 있다.








도로변이 아닌 조금 안쪽에 있는 편의점에 갔지만 깨끗하다.








인도에 삼렬종대로 걸어간다. 첫번째 두번째는 일반속도 세번째 줄은 빠른걸음 걷는 사람들

을 위한 줄.








걸어가고 있는 동안  마주친 시내버스는 함참을 앞질러 갔다가 잠시 후에

다시 마주치곤 했다. 그만큼 자동차들도 가득했다.









어느 곳에서 오셨는지 알수 없지만 마스크 필요하신분은 자유롭게 사용하라며

횡단보도에서 나눠주고 계셨다.


시모타카이도 전역인 메이다이마에에 다다르니 게이오선 운행개시가 시작되었다.

도로변에 운행개시 되었으니 이용하실 손님들은 역으로 들어오시라고 역무원이

안내를 하고 있었다. 나는 기왕 다왔기때문에 근처 편의점에서 니쿠망을 먹으면서

집으로 걸어갔다.

대략 2시간이 걸리고 집에 도착하니,

켄지는 자고(?) 있는듯하다. 많이 피곤했나보다.

지진이 일어났을때 파자마 차림으로 밖으로 나갔다고 하는데,

여진때문에 몇번이고 일어났다는 이야기에 나는 신주쿠에서 큰 경험을 했다고 생각이든다.

배가 고프긴 하지만 우선 NHK방송과 유스트림을 틀어놓고 돈부리와 오코노미야키를

둘어서 먹었다. 그리고 비상배낭을 꾸리고 언제든지 자다 나갈수 있는 복장으로

누워서 오늘일어난 일들을 나눴다.








맛있는 켄지특제돈부리








면이 없어 히로시마풍이 되지못하고, 남은 밥을 넣어 만든 켄지특제오코노미야키



나는 여진에 대한 염려과 뉴스청취에 밤을 새우고  여섯시경에 잠에 들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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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日本大震災において被災された多くの方々、
そしてその御家族の方々、心から深く深くお見舞い申し上げます。
そして、現地で復興に向けて日々救助活動されている方々
心より深く深く感謝いたします。

by 단테_ | 2011/04/01 16:55 | 일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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